카카오 스토리가 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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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기존 텍스트 중심의 SNS 서비스였던 텀블러나 페이스북과는 차별화된 사진 공유 기반의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카카오 스토리를 선보였다. 카카오톡의 인지도 덕분에 서비스를 시작한 지 5개월째인 2012년 8월에는 가입자수가 무려 2,500만 명을 돌파하고, 누적 게시물 작성수 5억 개를 넘겨버렸다. 전 세계에서 내려받은 다운로드 수가 7,000만 회를 넘길 정도였다. 이렇듯 서비스 초기에 엄청난 인기와 의미 있는 성장을 했던 카카오 스토리는 왜 10년이 지난 지금 잊히게 된 것일까?

 

 카카오 스토리는 출시된 후 2~3년동안은 현재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맞먹을 만큼 젊은 층이 즐겨하는 SNS였고 그에 따라 독특한 문화가 형성될 정도였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페이스북이 유행하면서 대부분 페이스북으로 이탈하고 거의 사장되었다. 그나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 사진등을 공유해 가면서 유행을 이어 나가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2016년 이후 유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젊은 층 유저들은 아주 극소수만이 남아 일종의 커뮤니티화 되며 특유의 문화와 밈만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왜 카카오라는 국민 메신저를 등에 업고 출발했음에도 이렇게 쇠퇴한 것일까? 첫째로는 그 운영방식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초기에 의미 있는 성장을 거두던 카카오 스토리에 판매 공유 글을 올리면서 대박을 터뜨린 사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오게 되었고, 각종 공유 이벤트 등의 광고성 글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 무렵 카카오는 이러한 사업자들에게 사업자등록을 요구하며 여러 가지의 제한 조치를 만들기 시작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 카카오와 카카오 스토리를 아예 분리하기 위한 시도로 카카오 채널을 만들어 여러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채널을 만들어 카카오 스토리 타임라인을 이용하여 글을 올릴 수 있는 정식 권한을 부여해 주었다. 채널 운영자들은 구독자를 무한대로 만들 수 있지만 하루에 3개 이상의 글을 타임라인에 노출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었고, 공유 이벤트를 진행 시 일정 기간 동안 채널을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를 했다. 이는 기술적으로나 서비스를 통한 정리를 하지 못하고, 강력한 규제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업자들이 카카오에 들키지 않도록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타임라인을 이용하거나 경쟁업체 들과 서로 신고를 하는 등의 갈등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광고성 글들이 넘쳐나면서 카카오 스토리의 이용자 수는 급감했고 서서히 쇠퇴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고 그나마 젊은 층은 거의 없고 새로운 것으로 옮기는 것에 보수적인 40~50대의 인스타 그램이 되어 버렸다. 

 

 현재의 카카오 스토리는 네이버 밴드와 함께 중장년층의 커뮤니티로 전락했다. 10대 이용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마트폰이 학생들에게 빠르게 보급되고 싸이월드가 망해가던 즈음에 꽤 많은 10대, 20대들이 카카오스토리를 이용했으나 현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유행으로 인해 카카오스토리는 젊은 층에게서는 아예 사장되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당연히 해당 SNS를 이용하려는 사업자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런 상업적 용도로 이용하는 사용자라고 해도 제도적으로 강제성 있는 제재나 억압보다는 기술적으로 알고리즘을 강화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조율한다. 근본적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이 친밀한 지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만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이용자들이 좀 더 의미 있는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타임라인을 기술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도 다른 커뮤니티나 어플리케이션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국산 SNS인 카카오 스토리가 다시 살아나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위에 우뚝 섰으면 하는 애국심이 앞서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과도한 제재를 통한 운영 방식이나 상업적인 용도로 수익을 위한 수단에 치우치지 않고 진정한 즐거운 커뮤니티의 장으로써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런 날이 꼭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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