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앤더가의 'COWBOY GRASS' 시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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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10. 26.
어느 날 만원 지하철 안에서 마치 파스 향처럼 느껴지는 특이한 향에 신선한 느낌을 받아 과연 어떤 향수일까 며칠간 찾아보기 시작하다가 결국 찾아낸 향수가 디에스앤더가의 'COWBOY GRASS'라는 향수였다. 나름 향수에 관심이 많아 오랜 기간 많은 향수를 접했으면서도 다소 생소한 향수라서 자세하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생소한 디에스앤더가는 미국의 니치 향수 브랜드로 뮤지션 출신 조향사인 David Seth와 건축가 출신 아내인 Kavi Durga에 의해 론칭된 브랜드이고 이 둘의 이니셜을 따서 D.S & DURGA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이 들은 탐험가와 카우보이에서 영감을 받아 럭셔리한 브루클린 감성의 시리즈 향수들을 출시하였다.
향수를 글로 표현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특히나 이 'COWBOY GRASS'는 직접 시향을 해보지 않고 그 독특한 향에 대해서 잘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디에스앤더가는 'Purfume is armchair travel'이라는 브랜드 철학으로 좋은 향기는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으로 향수 개발 시 미국의 탐험가적인 역사를 베이스에 담고 조향사의 창조적인 영감을 더해 예술의 경지까지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브랜드 철학을 이해하고 다시 맡아본 카우보이그라스는 마치 말을 타고 달리는 카우보이의 자유로운 감성이 느껴지며 초원을 달리는 자유로운 느낌과 함께 도도한 느낌마저 느껴진다. 야생 초원의 스위치 그라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이지브러쉬, 백리향 등을 담았다고 한다. 이 향수는 전 세계에서 소싱한 프리미엄 원료만을 고집하며, 소량으로 제작하여 그 희소성에도 신경을 쓰며 패키지도 최소화하여 제작할 뿐 아니라 분해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여 친환경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COWBOY GRASS'의 향은 자연의 풀 향기와 우드, 플로럴 향이 잔잔하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향이란 느낌이 들지않아 향을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프렌치 시크룩을 코디하고 사용하면 더없이 좋은 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디에스앤더가의 다른 향수들도 시향 할 기회가 있어 간단하게 시향 했던 느낌을 남기고자 한다.
우선 'DEBASER' 라는 향을 시향 했는데 이 향수는 8월의 무더위 속에서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블랙 프랜시스의 거칠고 날카로운 소리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라고 한다. 무화과, 아이리스, 코코넛밀크, 롱카빈, 브론드우드향이 느껴진다. 여름에 습한 날씨에도 이 향수만의 드라이한 느낌이 잘 어우러져 여성스럽고 부드럽지만 올드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들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다음으로 시향 한 향수는 'I DON'T KNOW WHAT'이라는 향이다. 이 향수는 베르가못과 샌들우드 향이 베이스로 파우더향도 느껴져 따뜻하면서 포근한 느낌의 향수인 듯하다. 중성적인 느낌의 향이라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BURNING BARBERSHOP' 라는 향수를 시향 했다. 이 향수는 1891년, 뉴욕 웨스트 레이크에 있는 Curing Bros라는 바버샵에서 화재로 인해 까맣게 탄 병 속에 절반쯤 남아있던 면도 윤활제로부터 영감을 받은 향수라고 한다. 탑노트에서 강한 시나몬 향이 느껴졌고 점차 부드럽고 따듯한 바닐라 향으로 바뀌어 갔다. 스피아민트, 라임, 바닐라, 라벤더가 주 향료로 사용되었고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향수로 이번에 구입한 'COWBOY GRASS'를 다 사용하고 나면 다음 향수로 꼭 한번 써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향수라고 느꼇다.
새롭게 접한 브랜드인 디에스앤더가는 너무 익숙한 향에 식상함을 느끼고 식어버렸던 내 향수사랑에 개성있고 특별한 향기로 당분간 향수에 선택에 대한 고민을 주지 않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혹시라도 오늘 소개해 드린 향들을 시향해 보고자 한다면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1층에 디에스앤더가 매장이 있으니 방문하시면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시향을 도와주신다.